아침에 일어나서 클로드 코드를 켜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내가 자는 동안 뭔가 일이 많이 일어나있다.
어젯밤에 쓴 노트들이 정리되어 있고, 프로파일에 새로운 내용이 업데이트되어 있고, 어제 대화에서 내가 준 피드백이 이미 반영된 상태다. 내가 한 게 아니다. 나는 잠들어 있었으니까.
처음에는 좀 묘한 기분이었다.
클로드 코드를 쓰면서 자동화를 걸어놨다. 3시간마다 돌아가는 태스크들이다. 어떤 건 대화 내용에서 핵심만 뽑아서 정제하고, 어떤 건 볼트에서 어떤 파일이 바뀌었는지 기록하고, 어떤 건 그 두 가지 데이터를 흡수해서 내 프로파일을 갱신한다.
밤 11시에 자러 가면, 새벽에도 혼자 돌아가고 있다. 아침 4시 8분에는 업무 브리핑 태스크가 자동으로 실행된다. 어젯밤까지 볼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서 데일리노트에 브리핑을 써놓는다. 내가 눈도 안 뜬 시각에.
솔직히 처음엔 좀 무서웠다. 내가 없는 동안 뭔가가 내 볼트를 만지고 있다는 거잖아. 근데 결과물을 보니까 다 맞는 방향으로 일하고 있었다.
오히려 편하더라.
퇴근하고 나서 "아, 오늘 이것도 해야 하는데 저것도 해야 하는데" 하는 압박이 줄었다. 내가 대화하고 파일 수정하면, 그게 알아서 기록되고 알아서 정제된다. 내가 따로 뭔가를 해줄 필요가 없다.
자고 일어나면 준비가 된 상태다.
이게 처음에 생각했던 "AI에게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의 다음 단계였다. 기억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억이 스스로 자라는 구조. 거기에다가 이제는 그 기억을 바탕으로 혼자 일까지 하는 구조가 됐다.
동료가 밤새 야근하고 아침에 내 책상 위에 보고서를 올려두는 느낌이랄까. 좀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ㅎㅎㅎ
아직 가끔 실수는 한다. 자동화라는 게 항상 완벽할 수 없으니까. 근데 실수도 기록이 되고, 그게 또 피드백이 된다.
루프가 돌수록 조금씩 나아진다. 이 시스템이 앞으로 어디까지 자랄지, 솔직히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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