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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기억을 만들어주다 (3) - 기억이 스스로 자라는 구조

시간이 다다! 2026. 3. 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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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로그와 볼트 변경 로그가 쌓이기 시작했다. 근데 양이 장난이 아니었다.

하루만 지나도 수천 줄이 쌓인다. 이걸 그대로 클로드한테 읽히면 "뭐가 중요하고 뭐가 아닌지" 구분을 못 한다. 모래밭에서 금을 찾으라는 격이니까.

그래서 정제 단계를 만들었다.

3시간마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태스크가 있다. 이 녀석이 쌓인 로그를 읽고, 노이즈를 걸러내고, 의미 있는 것만 추출한다. 대화 로그에서는 내가 준 피드백, 내린 결정, 바꾼 방향 같은 걸 골라낸다. 볼트 로그에서는 편집 패턴, 구조 변화, 자주 쓰는 태그 같은 걸 골라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제된 데이터를 한 번 더 걸러서 "프로파일"에 흡수한다.

context-memory라고 부르는 파일이 있다. 여기에 나에 대한 정보가 7개 섹션으로 나뉘어 저장되어 있다. 내가 어디서 일하는지, 지금 어떤 과제를 하고 있는지,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작업 스타일은 어떤지, 볼트에서 어떤 패턴으로 활동하는지, 관심사는 뭔지.

이걸 흡수하는 기준도 정해놨다.

한 번만 나온 건 무시한다. 같은 유형이 세 번 이상 반복되면 패턴으로 인정하고 프로파일에 넣는다. 볼트 구조가 크게 바뀌면 바로 반영한다.

이렇게 하면 일시적인 기분이나 실험은 걸러지고, 진짜 내 성향과 습관만 남는다.

그리고 이게 핵심인데, 이 프로파일은 다음에 클로드를 실행할 때 자동으로 로드된다.

아침에 클로드 코드를 켜면, 이 녀석은 제일 먼저 context-memory를 읽는다. 거기에는 어젯밤까지 축적된 내 정보가 들어있다. 그래서 "아, 최근에 이 작업을 하고 있고, 이런 피드백을 줬고,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시는군요" 하고 맥락을 잡은 상태에서 시작한다.

매번 자기소개 안 해도 된다. 드디어.

그리고 재밌는 건,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이 루프가 돌고 있다는 거다. 스케줄 태스크가 3시간마다 자동으로 로그를 수집하고, 정제하고, 프로파일에 흡수한다. 나는 그냥 클로드를 쓰기만 하면 되고, 기억은 알아서 자란다.

정리하면 이런 구조다.

내가 대화하거나 파일을 수정한다. 그게 두 채널로 자동 기록된다. 3시간마다 정제된다. 패턴이 프로파일에 흡수된다. 다음 대화에서 그 프로파일이 자동 로드된다. 그래서 더 정확한 응답이 나온다. 그 응답에 대해 또 피드백을 준다. 그게 다시 기록된다.

무한 루프. 쓰면 쓸수록 클로드가 나를 더 잘 안다.

사람이 동료에게 피드백을 주면 그 동료가 성장하듯이, 같은 구조를 AI에게 만들어준 거다. 차이가 있다면, 이쪽은 피드백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것.

아직 완벽하진 않다. 가끔 엉뚱한 걸 중요하다고 판단하기도 하고, 정제 과정에서 놓치는 것도 있다. 근데 루프가 돌수록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이 여정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AI한테 기억을 만들어주는 건, 생각보다 훨씬 재밌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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